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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점홍은 오랫동안 선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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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미주 작성일19-08-05 14:08 조회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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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진 후 담 속으
        로 뛰어들었다.

        담은 워낙 차가워 알몸으로 들어가자 뼛속까지 얼리는 듯했다. 그
        냉기가 차라리 그녀의 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그녀는 담 속에 몸
        을 담근 채 내심 이렇게 부르짖고 있었다.

        '나는 무정랑자 일점홍이다! 나는 천하제일을 목표로 살아가는 무
        인이다. 무인에게  감정이란 스스로를  지옥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 나는 무정랑자 일점홍. 나는.......'

        일점홍.

        그녀는 태어나서 오늘까지 오직 하나의 길만 걸어왔다.

        검의 길이요 천하제일의  무인이되는 길이었다. 그 하나의 목표만
        을 지향한 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밤이나 낮이나 지옥의 고통을
        감내하며 검도(劍道)를 익혀왔다.

        그런 그녀가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어이없는 감정에 휩싸여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평
        소의 그녀 답지 않은  일이었다. 아니 그녀가 경멸하고 비웃는 어
        리석다 못해 바보같은 감정이 아닌가.

        반 식경이 지났다.

        일점홍은 더 이상 숨을 참기  어려울 만큼 담 속에 가라앉아 있다
        가 떠올랐다. 차가운 담수로  인해 온몸이 얼어붙는 듯 했지만 정
        신은 도리어 냉냉하게 맑아져 있었다.

        다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일점홍은 담 속에서 빠져나와 바위 위에 우뚝 섰다.

        굉음을 울리는  폭포음과 시원한 바람이  그녀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을 휘감고 있었다.

        탄탄하고 아름다운 나신이었다.

        유방은 알맞게 부풀어 있었으며 허리는 한 줌밖에 되지 않을 정도
        로 가는 세류요(細柳腰)다.  그 좁디좁은 허리에서 흘러내리는 엉
        덩이의 곡선은 또  놀랄 만큼 급격히 풍성한  호선을 그리고 있었
        다.

        두 다리는 사슴처럼 강하고 날씬했다.

        기다란 머리칼은 풀어헤쳐진 채  두 개의 유방 사이를 흘러내리며
        달라붙어 있었다. 머리칼은 배꼽 아래 그녀의 하초까지 늘어져 살
        짝 그 부분을 감추어 주고 있었다.

        그녀의 전신은  물에 젖어 반들반들 빛나고  있었다. 가히 천상의
        선녀가 부끄러워  돌아서 버릴 정도로  아름답고 완벽한 나신이었
        다.




        일점홍은 오랫동안 선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지금 이순간
        그녀는 자신에 대해 커다란 회의에 잠겨 있었다.

        일점홍은 몸을 돌려 가뿐한 걸음으로 바위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여전히 알몸이었지만 조금도 부끄러운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

        노팔룡은 여전히 누워 있었다. 일점홍의 섬섬옥수가 한 장의 나뭇
        잎이 떨어지듯 그의 이마를 덮었다.

        열은 없었다. 맥박도 정상이었다.  노팔룡은 다만 깊은 수면 상태
        에 빠진 듯이 보였다.

        일점홍은 한동안 노팔룡을 바라보다가 옆에 앉았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그녀의 모습이 기묘해 보였다. 완벽한 절세미
        녀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남자 옆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있는
        것이다.

        일점홍의 뇌리에는  자신을 가르친 사부의  모습이 떠오르고 있었
        다.



        "도(道)를 추구하는 무인에겐 언젠가 반드시 심마(心魔)가 찾아온
        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르나 무인에게는 치명적이며
        견디기 힘든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그러나 제자야, 결코 피하지
        말라. 진정한 무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건너야 할 고비에 불과할
        진저, 심마를 피해  달아나면 더욱 큰 심마가  찾아 오는 법이다.
        네가 진정 천하제일의 무인이  되려면 심마를 두려워 말고 과감히
        부딪쳐 극복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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